한 사람의 몸엔 시간이 있다

EP.03 – 단련은 성과가 아니라, 방향이다

하루를 붙잡는 사람 2025. 5. 18.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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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변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어디를 향해 반복하느냐가, 진짜 단련의 기준이다.



거울에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나는 내가 나아가고 있다는 걸 믿고 싶었다.


몸이 안 변할 때가 있다.
운동을 계속해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 때,
사람들은 실망하고,
“왜 이렇게 해도 안 바뀌지?”라는 의심에 빠진다.

하지만 나는 안다.
단련은 성과가 아니라, 방향이다.

몸은 늦게 반응한다.
그리고 몸보다 더 늦게 바뀌는 건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련은 빠른 결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향을 쌓는 일이다.

나는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시절에도,
지나간 운동을 기억하고 있다.
무게를 올리기보단,
포기하지 않은 반복을 내 편으로 만들었다.

수치와 눈바디에 집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성과’가 단련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 루틴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 질문만이 나를 멈추지 않게 만든다.

기계는 빠르다.
그러나 기계는 방향을 모른다.
기계는 강해도 단단하지 않다.
단단함은 방향이 반복될 때만 생긴다.

나는 느리다.
하지만 방향을 잃지 않았다.
루틴이 바닥을 찍은 날도,
내 몸은 그 날을 기억했다.

단련은 오늘 잘한 사람이 아니라
오늘도 ‘그 방향’으로 움직인 사람의 것이다.




방향을 지키는 것조차 어려운 날이 온다.
그때 필요한 건 완벽이 아니라 회복이다.


다음 이야기 – ‘지치면 쉬어도 된다, 하지만 무너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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