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남자들이 연애 기준이 없는 게 아니다. 단지 말하지 못할 뿐이다. 그 이유와, 기준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남자의 차이를 이야기해본다.
나는 40대 초반이다.
그 말은 곧,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나한테 맞지 않는 것들’을 몸으로 배운 시기라는 뜻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좋은지,
어떤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하는지,
어떤 감정은 믿지 말아야 하는지를
경험을 통해 다 겪어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기준’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내 또래 남자들,
비슷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기준은 있지” 하면서도 정작 말로는 못 꺼낸다.
왜 그럴까?
첫째, 말하면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요즘은 연애 기준을 말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선을 긋는 행동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그 기준은
나를 위한 보호막인데도 말이다.
“애완동물은 책임 없으면 반대야.”
“감정 기복 심한 사람은 힘들어.”
“생활력 없으면 오래 못 가.”
이런 말은
내가 우월하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기준으로 한 최소한의 정렬이다.
둘째, 기준이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불편한 감정은 느끼지만
“왜 그게 불편한지”
“그게 내 삶에서 왜 중요한지”
정리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러다 보니
막연하게
“그냥 좀 별로야”라고만 말하고
결국 감정에 휘둘리는 연애를 또 반복한다.
셋째, 기준을 지킬 자신이 없어서.
말은 하고 싶지만
“이걸 말하면 내가 그만큼 괜찮아야 하지 않나?”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기준을 낮춰 만남을 시작하고,
그 안에서 서서히 자기 기준을 무너뜨리는 사람도 많다.
나는 생각한다.
기준이 없는 남자는 없다.
단지 말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말하지 않으면, 기준은 없는 것과 같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제된 기준,
지킬 수 있을 만큼 살아온 삶,
그게 없으면 결국
누구와도 흐릿한 연결만 반복하게 된다.
나는 이제 감정보다는
존중을 먼저 본다.
외모보다
태도를 먼저 보고,
설렘보다
구조를 먼저 본다.
그리고 이걸 말하는 게
더 이상 무섭지도 않다.
왜냐면
그 기준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나는 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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