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탈출기/무주택자 탈출기

흙수저탈출기 [임장:任掌] 움직이기 시작하다.

하루를 붙잡는 사람 2021. 12. 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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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인풋, 아웃풋이라는 말을 아는가?

인풋 (투입, 노력)

아웃풋 (산출, 결과)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을 얻기위해서는 실천해야 한다.

나는 밤잠을 줄여가며, 책을 보고 있었고,

부동산책, 경제, 인문학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했다.

 

 

 

이때 아무리 인터넷으로 봐도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관심지역 모두를 직접 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직업은 때로는 오후4시에 끝나고

때로는 새벽1시에 끝난다.

 

 

 

그래서 나는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보기로 했다.

 

 

 

오후4시에 끝난 시간에 퇴근시간 기점으로 관심지역 아파트들을 둘러보았다.

제일 가까운 슈퍼마켓에 들려, 일부러 음료수를 사면서 말을 걸어 본다.

"사장님 여기 아파트 살기 어때요?"

"이사는 많이 와요? 근처에 뭐 생긴다고 하는데 집값은 많이 올랐어요?"

 

 

 

음료수를 들고 다니며, 이리저리 단지도 구경하고

분리수거 하시는 입주민들에게

음료수 캔이나 병을 버리면서 은근슬쩍 물어본다.

"여기 이사오려고 하는데, 살기 좋나요?"

"근처에 역이 없는데, 출퇴근하시기 불편하지 않으세요?"

 

 

 

지방은 체크해두고, 고향을 내려갔다 올라올때, 지역에 살고 있는 지인들과 약속을 잡으면서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혼자서 임장을 다니기 시작했었다.

동네 분위기도 물어보고, 일부러 먼길을 둘러 오면서 인근단지를 지나다니며, 유심히 보며, 임장을 이어나갔다.

 

 

 

가족들과 나들이 갈때도, 일부러 관심지역을 둘러보며 집에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어느지역을 가면 어느곳은 몇평기준에 시세가 대충 얼마쯤 할꺼라는 예상이 대부분 맞아질 정도로

생각의 모든것이 집중되어 있었다.

 

 

 

새벽1시에 퇴근하는 시간에는 더욱 기회로 삼았다.

주변에 유흥가에 대한 직간접적 영향은 없는지,

단지내에 주차가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

유해환경은 없는지, 치안유지는 잘 되는편인지,

집은 몇채나 불이 켜있는지 등등..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어머니와 누나는 나의 가장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셨다.

어머니께서는 서울에 병원을 다닐일이 있었는데,

새벽에 혼자 다니는 아들과 함께 소풍가듯 이곳저곳을 같이 다녀주셨다.

누나도 시간 날때마다 같이 다녀주었다.

더 큰 안목을 나에게 보여주려고 틀을 부실 수 있게 적극 도와준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었고, 내 주변에는 나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 있었다.

 

 

 

 

따스하던 봄이 지나, 숨막히는 여름이 지나서, 선선한 가을, 찢어질듯한 겨울이 지나갔다.

 

어쩔땐 혼자서

어쩔땐 어머니와

어쩔땐 누나와

어쩔땐 모두다같이

 

 

 

부동산은 보통 토요일, 일요일이 쉬는편이다.

토요일까지 하는 곳도 종종있었다.

 

 

 

처음에는 당장 부동산 문을 열고 들어가는게 왜 그렇게 마음이 불편했었는지....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익숙해져갔고,

질문도 점점 단순화 되어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대화는 내가 모르는것에 대해 물어보는 대화방법이었는데,

"역까지 걸어서 몇분걸려요?"

"주차는 괜찮나요?"

"밤에 치안은 어때요?" 등등 대화 대부분의 대답은

 

 

 

 

큰 모순은 아니지만

답변하기 나름인것을 깨닳게 되었기 때문이다.

5분정도 걸린다는 거리는 걸어서 10분 넘게 걸린경우도 허다했고,

주차 괜찮다고 했지만, 밤에는 인도까지 걸쳐서 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그마저 불가능한곳도 종종 있었다)

치안은 오명스럽게도, 자치구 1위를 차지하는 성범죄율이 높은곳이었으니

선의의 거짓말인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역까지 걸어보면 되는 문제였고,

내가 밤에와서 주차난을 겪어보면 되는것 이었고,

내가 치안을 겪어보면 되는것 이더라.

 

 

 

청약도 계속 알아봤지만,

서울 내 청약자체가 거의 없을뿐더러,

30대 중반의 미혼 남성에게

큰 기회가 없음을 깨닳았다.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니고, 그래.

나는 청약을 포기하자.'

 

생각을 단순화 하고 한곳의 목표에 에너지를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괴리


많은곳을 돌아다니면서 괴리감은 점점 좁혀지기 시작했다.

처음 임장을 다니며

'내가 가진돈으로 이따위 집밖에 못산다고?'

'서울 집값 미쳤구나.'

'차라리 신축 빌라 사고싶네'

'월세가 나쁜건 아니잖아?'

 

 

 

 

이런저런 생각이 몰려왔고,

이내 나는 모든것을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냉정한 눈으로 간추려 보았다.

 

수원 (X)

시흥 (X)

하남 (X)

중랑구 XX아파트 (X)

중랑구 XXXX아파트 (X)

 

 

 

새로운곳도 몇군데 더 돌아봤고,

주말에는 누가 봐도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부동산중개인을 통해 집을 구경하러 가면,

누군가 집을 보고 있었고,

내가 집을 보고 나갈때면 또 누군가가 들어오면서 나가게 되는 줄줄이 줄서서 보고 있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매수세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동산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해당 매물은 거래가 완료되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었다.

 

결단력이 필요할 때라는 것이 몸소 체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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