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활을 시작하다. 작은 지방에서 살던 나는 그렇게 외국생활을 마치고, 직업을 찾아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경상도에 작은 지방도시인 나의 고향은 공업단지였다. 쉽게 취업할 수 있었지만, 나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서울 상경을 하기로 한 것이다. 취업을 했다. 헌데 또다시 막연했다. 학자금 대출 이자만 내다가, 갑자기 찾아온 원금상환일이 목을 더 죄어 오는 것만 같았다. 기간 내에 갚지 못하면 무엇인가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조금씩 모아 오던 통장 잔고에서 한 번에 그렇게 큰 금액을 냈던 건 살아오면서 이때가 처음이었다. 허무했다. 수년에 걸쳐 조금씩 쌓아왔던 잔고가 마치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부어 넣는 느낌처럼 다가왔다.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다듬고 서울에 신림동에서 자리를 잡았다. 당시 내 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