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줄 알았는데, 안 무너졌다.지나고 나서야 알았다.내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솔직히이번엔 좀 흔들릴 줄 알았다.예전 같았으면하루 종일 무기력했을 거고괜히 혼자 내려앉았을 거다.근데조용히 씻고밥 먹고다시 앉아 있는 나를 보고조금 놀랐다.생각보다괜찮은 사람이더라, 나는.기분이 막 좋진 않았지만삶을 내려놓을 만큼 나쁘지도 않았다.이상하다.힘든 건 그대로인데내가 그걸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그 하루 이후로나는 나를 조금 더 믿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