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말이 끊긴 그 순간만 이상하게 또렷하다.침묵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어떤 대화는내용보다멈춘 순간이 더 오래 남는다.그날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다.근데 그 사람이 말을 멈춘 순간,내가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이상하게 또렷하게 기억난다.말이 길었지만결국 핵심은 오지 않았고조금의 침묵이그 말보다 더 많은 걸 건드렸다.그 순간,사실 나도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상하게 조용한 순간이었고그 조용함이 마음 안으로퍽, 하고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