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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탈출기/무주택자 탈출기

흙수저 탈출기 [무주택자 탈출기 : 서울입성] 5년만에 서울 아파트를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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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을 시작하다.

 

작은 지방에서 살던 나는 그렇게 외국생활을 마치고, 직업을 찾아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경상도에 작은 지방도시인 나의 고향은 공업단지였다.

쉽게 취업할 수 있었지만, 나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서울 상경을 하기로 한 것이다.

 

취업을 했다.

헌데 또다시 막연했다.

 

학자금 대출 이자만 내다가, 갑자기 찾아온 원금상환일이 목을 더 죄어 오는 것만 같았다.

기간 내에 갚지 못하면 무엇인가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조금씩 모아 오던 통장 잔고에서 한 번에 그렇게 큰 금액을 냈던 건 살아오면서 이때가 처음이었다.

허무했다. 수년에 걸쳐 조금씩 쌓아왔던 잔고가 마치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부어 넣는 느낌처럼 다가왔다.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다듬고

서울에 신림동에서 자리를 잡았다.

 

당시 내 통장에는 잔고 200만 원밖에 없었고, 20만 원짜리 반지하 방을 얻은 것이다.

학자금 상환 날짜는 또다시 다가오고 있었고, 그렇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다.

 

늦은 밤 귀가하여 집으로 돌아오면

화장실과 주방에는 바퀴벌레가 득실거렸다.

낮이되어도 햇볕이 들지 않아 실내는 항상 어두컴컴했고,

내 방안에는 매트리스 하나와, 컴퓨터 책상 그리고 접어두는 의자가 있었다.

의자를 펴놓으면 방문을 열고 닫기 힘들었다. 그만큼 작은 방이었다.

 

치약이 효과적이라는 말에 바닥을 온통 치약으로 발라버려도 효과가 없었다.

 

부모님과 가족들이 할 걱정과 관심에 그저 괜찮다며 잘 지낸다고만 하였다.

 

주변시설 또한 매우 취약했다.

눈이 오는 날은 내리막길을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경사는 자동차가 뒤집어질 듯 아찔 했고,

비가 오든 오지 않든 현관문에는 항상 물웅덩이가 고여있었다.

 

어둡고 음침한 동네 어귀는 한 번도 가지 못했지만 '할렘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첫 월급으로 월세를 제외하고 식비, 교통비, 공과금을 제외하니 그야말로 한숨만 나왔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같이살면서 조금 적게 버는게 돈을 더 모을 수 있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하지만 포기보다는 오기라는 생각으로 그때부터 나는 악착같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서울에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산중턱 높은 지대에 있던 내가 빌린 반지하방은 서울에 있는 집들이 눈 안에 한가득 들어왔다.

'이 넓은 서울 바닥에 내 집하나 없다니..'

 

부동산 책을 한 권 사서 집어 들었다.

전문지식으로 책은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그때 내가 생각하기엔 터무니없이 많은 돈이 필요했고, 이곳 서울에서는 터무니없이 비싼 집들 밖에 없었다.

내 상황에 놓은 책이 아니라, 등 따뜻하고 배부른 사람들을 계몽하는 책인것 같았다.

 

그저 그런 흥미가 가지 않던 책을 대충대충 보고,

단념인지 각오인지 모를 아리송한 표정으로 책을 덮었다.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했다.

 

'그래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돈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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